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독서를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내 마음인던가요?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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밥정스님

3개월 전

저는 그렇다고 생각합니다. 책을 많이 읽는 것보다, 빨리 읽는 것보다, 어려운 책을 읽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지금 내 마음이 어떤 상태로 책 앞에 앉아 있는가입니다. 같은 책도 스무 살에 읽을 때와 마흔 살에 읽을 때가 다르고, 기쁜 날 읽을 때와 슬픈 날 읽을 때가 다릅니다. 책이 달라진 것이 아니라, 읽는 사람의 마음이 달라졌기 때문입니다. 어떤 날은 책 한 권을 다 읽어도 남는 것이 없고, 어떤 날은 단 한 문장이 평생을 따라오기도 합니다. 독서는 사실 책을 읽는 행위가 아니라, 책이라는 거울을 통해 지금의 나를 만나는 일에 더 가깝습니다. 그래서 마음이 지쳐 있는 날에는 억지로 이해하려 하지 않아도 됩니다. 페이지를 몇 장 넘기지 못해도 괜찮고, 같은 문장을 여러 번 읽어도 괜찮습니다. 책은 도망가지 않습니다. 좋은 책은 늘 그 자리에 앉아 독자가 준비될 때까지 기다려 줍니다. 독서를 오래 하다 보면 깨닫게 됩니다. 우리가 책을 읽는 줄 알았는데, 어쩌면 책이 우리를 읽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는 것을. 책장 사이에서 발견하는 것은 지식만이 아닙니다. 잊고 있던 꿈, 지나온 상처, 그리운 사람, 그리고 지금의 나 자신입니다. 그래서 독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많은 책도, 화려한 서재도, 독서량도 아닙니다. 한 문장을 만났을 때 가만히 멈춰 설 수 있는 마음. 그 한 문장이 내 삶에 들어올 수 있도록 조용히 자리를 내어주는 마음. 어쩌면 그것이 독서의 시작이자, 독서의 끝일지도 모릅니다.